개봉일 : 2011년 6월 2일
CIA의 지원을 받게 된 찰스(제임스 맥어보이)와 에릭(마이클 패스벤더)은 자신들과 같은 돌연변이들을 찾으
러 다닌다. 이 장면은 비슷한 영화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주 전형적인 촬영과 편집을 보여준다. 조지 루카
스가 존경하는 일본영화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에서 수 십년 전에 일찍감치 보여준 장
면이기도 하다. 마이클 베이는 <아마게돈>에서 FBI가 브루스 윌리스의 친구들을 모으는 장면을 통해 동일한
방식으로 작업하기도 했다.
찰스와 에릭이 소련으로 떠난 시간 세바스찬은 돌연변이들을 찾으러 와 CIA 기지를 초토화시킨다. 정말 만화
같은 장면이지만 나무랄 데 없는 그래픽이다. 물론 오디오도 대단하다. 헐리우드 최고의 기술에 감탄 또 감탄
이다. 며칠 전 한 지인과 마지막 냉전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대화하다가 <붉은 10월>이 아닌가 결론지었는데
따지고 보면 이 영화도 대략 그 쪽으로 갖다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소련이 쿠바에 핵 미사일을 배치하고 이에
발끈한 미국이 "니들 정말 그렇게 나오면 우리와 전쟁하자는 걸로 간주하겠다."며 군함을 출격시키지 않던가.
수차례 등장하는 케네디의 모습이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포레스트 검프>에서도 그랬지만 그렇게라도 영화
속에 넣고 싶을 정도로 미국인은 케네디를 참 좋아하는 모양이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래픽이라 할 수도 있지만 영화의 완성도가 뛰어나기에 눈에 띄는
장면들이 몇 가지 있다. 찰스의 요청에 따라 에릭이 위성 안테나를 움직이는 장면, 정말 볼 만했다. 그리고 역
시 에릭이 바닷 속 세바스찬의 잠수함을 끌어올리는 장면, 극장 스크린 앞에서 숨을 멈추고 꼼짝도 못한 채 바
라봤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에릭이 군함들이 돌연변이들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의 방향을 바꾸는 장면도 마
찬가지다. 이번 시리즈는 에릭 랜셔의 시리즈다.
세바스찬과 그의 잠수함을 보며 줄곧 <지 아이 조>가 겹쳐졌다. <지 아이 조>에도 세계 정복을 꿈꾸는 과학자
가 등장한다. 영화 속 배로니스(시에나 밀러)의 동생이 사고로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후 야망으로 가득한 과학
자가 되는데 그들의 기지가 잠수함이다. 그리고 <엑스맨: 퍼스트클래스>에서 세계 정복을 꿈꾸는 세바스찬과
돌연변이들의 기지 또한 잠수함 속이다. <엑스맨: 퍼스트클래스>의 돌연변이들, <지 아이 조>의 스톰 쉐도우,
스네이크 아이즈, 흥미롭게 비슷한 설정들이다.
에릭은 돌연변이를 배척하는 인간들에 대한 분노를 품고 자신을 따르는 돌연변이들과 함께 떠난다. 자신을 에
릭이라 부르는 엠마 프로스트에게 "이제 매그니토라고 불러라."라고 말하는 간지나는 마무리도 압권이다. 새
로운 <엑스맨>은 이렇게 관객 앞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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