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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Society

<나는 꼼수다> 물어뜯는 '88만원 세대' 공동저자 박권일




이 글은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하루 앞둔 어제 쓴 글이다. 착잡하긴 했지만 형이 확정되기 전

인 어제 마음 상태로는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는데 유죄가 확정된 지금 분노로 가득한 마음으로 보니 시점상

꽤 엉뚱한 글이다. 지금 박권일 따위를 소재로 글을 쓸 때가 아니기도 하고. 아무튼 이 글은 이 글대로 올리고

앞으로 3인 체제로 움직일 <나는 꼼수다>와 잠시 자유를 잃어버린 '위대한 정치인' 정봉주를 소재로 곧 다른

포스팅을 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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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특정 맥락에서 <나는 꼼수다>를 비판한 소위 '진보 인사'들이 있었다. 진

중권이 그랬고 허지웅이 그랬다. 진중권은 곽노현 교육감 건에 한해서만 그랬다고 몇 차례 말했고 (동아종편

출연으로 큰 회오리를 일으킨) 허지웅은 김어준을 모세에 빗대어 글을 썼으며 최근엔 '진영'의 맥락에서 다른

글을 보여줬다. 그리고 박권일(<88만원 세대> 공동저자)이라는 사람이 있다. 줄기차게 트위터에 <나는 꼼수

다>에 관한 비난글, 배설물을 올리고 있다. 이 사람의 글은 순전히 감정의 찌꺼기라는 측면에서 배설물이라

봐도 좋을 것 같다.





박권일이 <나는 꼼수다>를 감정적으로 대하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추측컨데 진중권

과 연결된 부분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나꼼수> 팬들이 "부럽냐.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라며 진중권을 공

격할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그러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무려 진중권인데." 그에게 진중

권은 그런 존재다. 그런 진중권이 '하찮은' <나꼼수>의 '하찮은' 팬들 따위에게 공격당하니 화가 났던 거다. 그

래서 이래저래 <나꼼수>와 김어준을 향해 험한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거기에서 이어져 최근엔 이런 글을 올렸다.

- 진중권은 '좌파담론이 엔터테인먼트가 될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준 사람이다. 그의 글들은 경제에 무지하

다거나 이론적 사유가 앙상하다는 비판을 상쇄하고 남는 압도적 퍼포먼스였다. 나꼼수와 그 빠들이 자판기 커

피라면 진은 혼자서 10년동안 티오피였다. -

- 정당성을 떠나 순수하게 엔터테이너로서의 재능의 크기만을 가늠해도 정봉주 따위가 갈굴 레벨이 아닌 것

이다. 나꼼수와 그 쇼맨쉽에 열광하는 팬들이 진중권에게 할수 있는 말은 딱 하나 뿐이다. "일어섭시다. 그리

고 경의를 표합시다." -





여기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박권일은 자신이 추앙하는 진중권이 공격당한 것에 지금까지 불쾌해 하고 있다.

어찌 니들같이 '하찮은' 것들이 감히 진중권을 깔 수 있냐는 거다. 하지만 그런 진중권은 처음부터 <나꼼수>에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또한 <나꼼수> 팀이 대한문에 올 때는 오히려 <나꼼수> 공연에 참여하는 트위터 유저

들을 독려하는 멘션도 올렸는데 그와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박권일의 저런 글은 우습기도 하다. 진중권 빠로

서 충성심에 알아서 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정작 그가 숭배하는 진중권이 정봉주에 대한 감정도 털어내고 대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응원의 멘션을 남기는 지금 상황을 보면 박권일의 배설물은 더욱 역한 냄새를 풍긴다.



나는 (진중권도 허지웅도 이제는 손을 뗀) <나꼼수> 건에 박권일이 이토록 배설물을 늘어놓는 또 다른 이유가

우석훈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우석훈(<88만원 세대> 공동저자)은 <나는 꼼수다>의 자매방송 <나는 꼽사리

다>에 출연 중이다. 김어준과 <나꼼수>에 대한 우석훈의 입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우호적인 태

도'가 아니다. 우석훈은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김어준을 극찬했다.

- 명실상부, 공중파와 언론을 통틀어서 지금 김어준은 최고의 기획자이다. 지금 한국에 김어준의 감각을 따라

갈 사람은 없고 그만큼 종합적이고 기민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 진중권이 스타일을 만든 시절이 있었는데 '디워' 논쟁 등 많은 논쟁에서 진중권은 한국의 신문들을 진보누

리 게시판처럼 만들어버렸다... 

- 그러나 좋든 싫든 지금은 김어준의 시대이고 그가 '웃기는 사람들'의 시대를 열었다... 그는 시대의 스타일리

스트이며 그게 바로 김어준의 힘이다... 





이 칼럼이 나오기 전에 누군가 박권일에게 우석훈을 언급한 적이 있다. 박권일은 "왜 우석훈 샘을 들먹이세

요?"라며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묘한 분위기가 읽혔다. <나꼼수>에 대한 우석훈의 입장이 알려지면서 누군

가 "박권일도 어여 정신차려야지?"라고 쓴 글을 읽었다. 비슷한 내용의 멘션이 분명히 그에게 전달됐을거다.

그와 우석훈의 사이가 현재 어떤지 몰라도 우석훈이 김어준을 극찬하며 <나는 꼼수다> 자매방송 <나는 꼽사

리다>에 합류한 상황이 그에겐 몹시 불편한 것 같다. <나꼼수>와 김어준 따위를 저토록 인정하는 우석훈이 마

음에 들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수도 있다. 자신과 함께 했던 우석훈이 김어준과 같은

편에 섰는데 거기 더해 우석훈이 멋진 글로 자신의 우상 진중권을 조졌다. 돌아가는 모양이 아주 재미있다. 이

런 상황을 보면 수시로 <나꼼수>를 물어뜯는 박권일을 이해할 수 있다.  



박권일은 <나꼼수> 팀이 왜 미국에 갔는지도 궁금해한다. 궁금하면 스스로 찾아보면 될 것을 트위터에서 물어

본다. <나꼼수> 팀은 왜 미국에 갔을까. 교민들과 유학생들에게 초청받았기에 갔다. <나꼼수>는 팟 캐스트 세

계 1위의 방송이다. 수많은 외신이 그들을 인터뷰했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주요 매체들이 주목하니 미국

에서 초청한거다. 가는 곳곳에서 그들을 환영했고 공연장은 만석이었다고 한다. 이들을 초청한 사람들은 이들

이 <나꼼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 이렇게까지 성공하게 된 원인, 한국사회에서의 영향력, <나꼼수>의 성공이

갖는 사회적 의미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을거다. 또한 이들을 초청해 이들의 공연을 보며 위로를 얻고

싶었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10시간 넘게 운전하고 온 관객, 알래스카, 파나마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

다. <나꼼수> 팀은 그들과 포옹했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가 위로가 필요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박권일 따위

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정서'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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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1년 형이 확정된 시점이라 글의 결론은 바꿔야겠다. 정봉주에 대한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후 박권일은 트위터에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른 맥락이 아니라 선거법에 관한 얘기다. "이

명박이 나꼼수에 보복한 게 아니라 선거법이 문제"라고 한다.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다. 똑같은 주장을 했던,

아니 훨씬 세게 했던 다른 사람들의 재판은 전부 정리됐고 그 난리를 쳤던 에리카 김도 불러들여 깔끔하게 털

어줬는데(박권일은 이런 사실 관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BBK 사건의 대강의 윤곽이나 알고 있을까.)

유독 정봉주만 이렇게 됐다. 그런데 보복이 아니란다. 박권일은 자신이 굉장히 이성적인 '지식인'이라 생각할

거다. 흥분한 대중 속에서 냉철한 사고를 할 줄 아는 시대의 '지식인'으로 우둔한 대중을 한심스럽게 바라볼거

다. 더 쓸 내용은 욕 밖에 없어 여기서 멈춘다. 시대의 지식인, 앞으로도 그렇게 일관된 모습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