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크게 실수를 한 모양이다. 가락시영 재건축 문제다. 부동산, 토건 문제를 줄기차게 지적해 온
사람들은 당연히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고 있으며 박원순 시장 후보 시절부터 '짝퉁 진보', '사이비 시민운동
가'라고 깐죽대던 사람들은 큰 건수를 잡은 듯 "오세훈도 안 해줬는데 박원순이 해줬다. 역시 서민시장이
다."라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라 할 만한 우석훈 박사와 선대인 소
장의 의견을 찾아봤다. 선대인의 글이 먼저 보였다. 물론 그 역시 지금의 상황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며 크게 우
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뒤이어 우석훈의 글을 봤는데 조금 다른 내용이 있었다. 우석훈은 박원순 시장을 둘러
싸고 있는 정책 책임자들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었다. 상당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마치 노무현을 속인 김
종훈의 문제처럼 말이다. 김용민의 책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나는 김종훈을 비롯한 통상관료들이 노무현 대통
령을 속였다는데 공감한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과 같은 문제제기라든지 국민적 저항이 있으면 그냥 일
방적으로 밀고갈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에게 국민을 향한 그런 선의,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다.
우석훈 박사가 특별히 지적한 인물이 김수현 교수라는 사람이다. 이름을 보자 곧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 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에 몸담았던 인물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도 출연했던 세종대학교 도시부동산 대학원 교
수다. 박원순 후보 측 인물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괜찮은' 사람일거란 막연한 생각을 갖게 된 인물이다. 그런
데 우석훈은 그가 김대중 정부를 후퇴시켰고 노무현의 대한민국을 부동산으로 말아먹은 인물이라 평가했다.
김수현이라는 인물이 그렇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구나 싶었다. 우석훈은 그 김수현이 이제 박원순의 서울시
마저 망가뜨릴까 염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이 그와 그 주변인들을 물러나게 할 것을 요구했다. 그
러면서 우석훈은 "그가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낡은 인물이기 때문"이라 했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다소 다른 이야기일지 몰라도 노무현 정부 당시 노 대통령이나 그 당시 정치인들 역시 개혁적이었지
만 그들 스스로가 금융이나 부동산을 몰랐기에 과거 모피아 관료들을 그대로 중용했고 토건 관료들 역시 권력
의 중심에서 막강한 힘을 유지할 수 있었다.(우석훈이 <나는 꼽사리다>에서 밝힌 의견이다.)
나는 박원순 시장이 서민과 낮은 자들을 가장 우선하는 시장이라 생각한다. 그의 진정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
다고 본다. 다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서울시 모든 정책에 그가 관여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서울시
와 시민사회 사이에 파열음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서민주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부동산 정책
에 관한 것이라면 이는 작은 문제가 아니다. 박원순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토건주의자들, 시장을 설득해 부동
산 부자들을 위한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갈 사람들이 시장 주변에 있다면 이는 당연히 막아야 한다. 방법은
깨어있는 시민사회가 늘 감시하고 박원순 시장에게 직언을 하는 길 밖에 없을 것 같다. 누군가 트위터에서 선
대인 소장에게 "박원순 시장에게 그런 의사를 전달하라."고 했다. 그런 식으로 이와 같은 문제를 아는 사람들
의 직접적인 의사 전달이 필요하다. 어떻게 만든 시민의 시장인데 또 다시 토건족과 부동산 부자를 위한 시장
으로 전락케 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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