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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Society

反FTA 세력은 뼛속까지 反美인가, 조선일보 칼럼을 보며




수구언론의 기사, 오피니언이 재미있는 요즘이다. 예전엔 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왜곡, 선동이 '무섭다'는 생

각이 들어 (잠깐 보는 것도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생각에) 읽어보기가 겁났는데 요근래는 아주 흥미롭게 보고

있다. 특히 트위터, SNS가 조중동의 헤게모니에 균열을 일으킨 시대, 조중동이 그들의 히스테리를 감정의 찌

꺼기로 바꿔 고스란히 지면에 쏟아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나는 꼼수다>에서 김어준

은 "조중동의 시대는 갔다."고 표현했다. 단정하기에 이른감이 있지만 시대의 물결은 되돌릴 수 없다. 어렵지

않게 동의할 수 있는 말이다.



조중동의 큰형 <조선일보>에 고문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김대중이라는 사람이 있다. <조선일보>의 거물

이고 언론인 영향력 조사를 하면 늘 상위에 오르는 인물이다. 방송에 손석희가 있다면 신문에서는 김대중을

꼽을 수 있다. <조선일보>의 칼럼이 늘 '보석'같지만 이 분 역시 '주옥'같은 글을 많이 남겼는데 어제 올라온

글 역시 '간지'나는 명문이다. 제목부터 기가 막히게 뽑았다. '反FTA 세력은 뼛속까지 反美인가.' 재미있는 문

장이 많은데 그 가운데 몇 개만 골라 다소 다른 내 생각을 덧붙여본다. 물론 김대중과 같은 '愛國 友派'에 대한

'존경'을 가득 담은 글이다.  





한,미 FTA에 반대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은 뼛속까지 親美"라고 한 어느 현직 부장판사의 언급에

서 反FTA의 핵심과 본질을 엿볼 수 있다. 이 부장판사의 친미 발언은 한미 FTA에 반대하는 세력의 기본정서

가 한 마디로 반미에 있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친미가 아니면 반미라고 한다. 아주 편리한 사고다. 친미는 뭐고 반미는 뭔가. 나는 미국의 문화를 좋아한다.

미국 영화, 미국 음악, 미국 음식, 미국의 정서 자체를 좋아한다. 나는 '친미'주의자인가. 하지만 이런 FTA는

반대한다. 김대중 논리대로라면 '반미'주의자겠다. 최은배 판사가 말하는 친미는 어떤 맥락에서 쓰였을까. 위

키리크스에서 폭로한 "이명박은 뼛속까지 친미"라는 말은 "이명박이 미국의 이익을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뜻

을 품고 있다. 그 말을 그런 뜻으로 보면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그런 친미에 반대해야 한다. 어찌 자국보다 타

국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자들이 '우파'를 참칭하는 이 나라 현실이 기가 찰 뿐이다. 김대중은

그냥 말장난을 하고 있는 거다. 근데 중요한 건 저 사람은 저 얘기를 진지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맨 정신 가진

사람들이 보면 우스운데 저 사람들은 심각하다. 한국 우파의 매력이다.





아마도 미국이 북핵을 용인하고 김정일 정권을 도와 여러 원조를 제공했더라면 한반도 남쪽의 반미가 여기까

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교조의 교육 내용과 친북 인터넷 사이트의 논점, 그리고 좌파 지식인 사이의 어설

픈 '민족끼리'의 내막을 들춰보면 미국의 제국주의적 요소나 反 부자나라 정서보다 反 김정일 정책이 더 싫은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을 도와주지 않아 반미 세력이 화가 났다는 얘기다. 미국이 북핵도 용인하고 지원했으면 남쪽 반

미파가 이렇게까지  FTA 반대에 나서지 않았을거란 말인데 북쪽 지원하는 문제와 남쪽의 경제 주권이 무슨 관

계가 있는지 모를 일이다. 김대중은 FTA 문제를 아주 단순히 본다. 그랬기에 글 서두에서 한국과 EU의 FTA,

한국과 칠레의 FTA와 한미 FTA는 차이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나 많이 알기에 그렇게 단순화해 말하는

지 궁금하다. 자동차를 제외하고 얻을 게 없는 협상 내용(<나는 꼽사리다>에서 선대인은 "ISD만 부각되고 있

지만 ISD 외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ISD 문제, 거기 더해 의료, 제약 분야의 내용은 머지 않아 벌어질

끔찍한 현실을 예고하고 있다. 오늘 보도에 따르면 한미 FTA에 따라 영리병원이 무더기로 들어오는데 건강보

험 당연지정제가 폐지된다고 한다. 김대중과 같은 애국 보수에게는 이와 같은 문제가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보도를 보면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영리병원이 일으킬 후폭풍을 모르고 있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보통의 민

초들에게 앞으로의 미래는 조금 과장하면 지옥과 다르지 않다.





한미 FTA로 한국이 세계를 상대로 한 교역 전선에서 선두로 나서게 되고 그것이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

에 남,북한 간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는 가져오는 것이 속이 상하고 따라서 그것을 방해하고 싶은 것이라면

대한민국은 그런 反 대한민국 세력과는 절대로 타협할 수가 없다.



미국을 상대로 한국이 뭘 얼마나 얻을 수 있기에 한국이 세계 선두로 나설 수 있을까. 이 사람은 최면에 빠져

있는 것도 같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그저 선동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들에게 미국은 종교 그 자체 아닌가.

하긴 FTA 비준안을 통과시킨 한나라당 의원들 대다수도 협정문에 대한 이해 없이 찬성 버튼을 눌렀으니 이해

못할바는 아니다. 그리고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던 해, 리먼이 파산하기 며칠 전까지도 산업은행이 리먼을

인수함으로 선진 금융 어쩌고 금융 고속도로가 어쩌고 하면서 헛소리를 늘어놓던 <조선일보>를 생각하면 더

욱 이해 못할바는 아니다.

"FTA로 한국이 발전해 남북 간의 격차가 벌어질까 속이 상하고"에 이르면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물론 통일

비용을 생각하면 북한도 발전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김대중이 말하는 맥락은 전혀 그와 상관없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또 "대한민국은 그렇게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반대하는 세력과는 타협할

수 없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대한민국은 어떤 대한민국인가. 저들은 늘 자신을 국가로 여긴다. 박정희도 그

렇고 이명박도 그렇다. 자신에게 反하면 국가에 反하는 것이고 자신의 위기가 곧 국가의 위기다. 과대망상이

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이들은 이런 말을 아주 심각하고 진지하게 한다. 앞서 말했듯 이게 이 나라 愛國 友派

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주옥같은 문장이 많고 존경하는 마음에 덧붙이고 싶은 말도 많지만 이 정도로 정리해 본다. 이 나라

愛國 友派의 정론지 <조선일보>를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