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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Society

<나는 꼼수다> 비판하는 '유사 진중권', 이택광 생각




지난 <나는 꼼수다> 관련 포스팅에서 진중권, 허지웅, 박권일, 한윤형을 묶어서 다뤘는데 비슷한 부류의 이택

광이라는 인물이 빠져서 따로 몇 자 정리해본다.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대략 평론가로 이름을 알린 이다. 진중

권과 비슷하다 하여 온라인에서는 진중권 빠로 불리기도 하고 새끼 진중권으로도 불린다. 이 사람 또한 <나는

꼼수다>에 관해 앞의 4인과 비슷한 입장을 보이는데 요즘 그와 관련해 많은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다.



그가 <나는 꼼수다>를 분석했다는 글에 이런 문장이 있다. "나꼼수는 권력에게 밉보인 사드적인 희생물을 자

청함으로써 아버지의 억압을 극장화해 장사를 해볼 생각이 아니었을까." 그냥 웃음이 나온다. 이러니 '먹물 꼰

대'라는 소리를 듣는다. 다른 부분도 별 내용 없고 전부 그렇고 그런 얘기라 대강 넘어간다. 오히려 트위터 단

문에 재미난 내용이 있어 몇 개 가져와 본다.





"미학적으로 말하면 개콘의 사마귀 유치원이 나꼼수보다 풍자의 수준이 높아요." 나는 <나꼼수>를 풍자 방송

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풍자라 하면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희화화, 조롱하는 것일텐데

<나는 꼼수다>가 언제 그러던가. <나는 꼼수다>는 돌리지 않고 그냥 때린다. 대개의 경우 실명을 거론하며 비

판, 공격한다. 이택광의 글에 달린 댓글에도 있지만 그는 <나는 꼼수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코미

디 프로그램에서 정치인이나 관료를 아무리 조롱해도 별 문제가 없는 이유는 아무도 그걸 자신의 이야기로 받

아들이지 않기(실명을 거론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마귀 유치원>에서 정치인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비상대

책위원회>에서 아무리 관료사회의 '무사안일'을 꼬집어도 그들 조직은 안 바뀐다. 그 안에 있는 구성원이 거

기서 풍자하는 문제를 조직의 문제로 볼 뿐 자신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누구도 자신이 조

롱거리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꼼수다>는 어떤가. <나꼼수>가 정계, 재계, 사법부라고 돌려서 말하던가. 그들은 실명을 거론하

고 때린다. 주진우 기자는 기소청탁 사건을 고발하면서 나경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를 직접 거론했다. 방송이

나간 후엔 트위터에 "김재호 판사가 직접 나를 고소하라."고 글을 올렸다. 내곡동 문제는 어떤가. <나는 꼼수다

>에서 방송한 이후 문제가 커지면서 가카는 '내곡동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했다. <나꼼수>는 이렇게 실질적,

실제적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힘이 없는 코미디 프로그램과 <나는 꼼수다>는 비교가 불가하다. <나는

꼼수다>가 놀랍고 대단한 이유다. 누군가 그랬다. "이들은 감옥 갈 생각을 하고 방송을 한다." 



이런 방송을 두고 이택광은 트위터에 이런 글도 남겼다. "... 너무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계속 듣는 것 자

체가 고역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나꼼수>를 몇 편이나 들어보았는지 의문이다. BBK와 다스, 주가조작 이

야기, 인천공항 매각 프로젝트와 관련해 그가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최근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

킨 내곡동 사건이나 판사의 기소청탁 사건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청취자가 놀라며 흥미진진하게 듣는데 이 사

람은 뻔한 이야기라 한다. 법률, 경제, 교육, 사회에 관해 얼마나 해박하고 통찰이 있는지, 무슨 정보력이 얼마

나 있는지 (전직 국회의원과 최고의 탐사기자가 쏟아내는 정보의 질과 양은 동종업계의 누구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얼마 전 MBC 이상호 기자도 동병상련의 마음을 표현했다.) 몰라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취향

이 희안한가?

  



 "대중이 모두 이택광 씨와 같은 정보력과 종합적 분석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면 착오입니다. 사실을 통제하

고 왜곡된 정보를 끊임없이 주입하면 대중은 그 프레임에 갇혀 움직입니다."
자신이 비판하는 지점을 정확하

게 보여주는 멘션이라고 그가 소개한 글이다. 자신에게 정보력이 있고 종합적 분석력을 지닌 부분을 긍정하는

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은 그저 웃어넘기고 아마 뒷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대중이 프레임에

갇혀 움직인다는 뭐 그런 얘기다. 그는 <나꼼수>를 비판하는게 아니라 대중이 <나꼼수>를 맹신하는 상황을

비판한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듣는 대중은 말한다. "대중은 니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매하지 않다." 대중은 유

쾌하고 즐거운 <나꼼수>를 그저 즐길 뿐이다.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는 말했다. "(다양한 분석도 있고 우려도

있을 수 있지만) 무언가 재미있는 게 있을 때는 일단 즐기는 겁니다."



거기에 추가로 대중은 <나는 꼼수다>를 통해 위안과 위로를 얻는다. 가카의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산다. 그 상황에 김어준이 말한다. "괜찮아. 말해도 돼. 쫄지마." 무학의 김어준이 설파하

는 철학이다. '쫄지마' 철학은 사방에서 인용한다. 조국 교수도 광화문 연설에서 "쫄지마십시오."라고 김어준

을 인용했다. 대중은 그저 가카의 시대에 쫄지 않고 떠드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김어준과 <나는

꼼수다>가 고마운거다. 그런데 이택광 같은 이가 나와서 <나꼼수>를 '맹신'하는 우둔한 대중을 훈계한다. <나

꼼수>의 논리, 그들이 말하는 바가 위험하다는거다. 대중은 저들에게 말한다. "너나 잘하세요." 이런 사람들은

예외없이 자신이 아주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에 한참 못 미치는 대중이 안타깝고 한심하다. 허지웅

이 유시민의 연설을 보고 "토할 뻔했다."고 했는데 비슷하게 돌려주면 "저런 먹물들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





김어준 말을 빌려오면 "어떤 논리도 정서를 이길 수 없다." 사람들은 지금 김어준에게 정서적으로 공감한다.

당연히 김어준의 편에 서게 되어있다. 그런데 심지어 이택광 같은 이가 내세우는 논리 자체도 (우석훈이 진중

권에게 했던 표현으로 하면) 후지다. 논리라도 쌈박하면 고개라도 끄덕이겠는데 이건 그마저도 없다. 하나 더

짚고 싶은 건 김어준의 '우리 편' 철학이다. 우석훈도 지적한 부분이다. 황우석, 심형래 사건에서 그가 스타일

을 구기긴 했지만 그 깊은 곳에는 기본적으로 '우리 편' 철학이 있다. 설사 김어준의 말과 논리에 다소간의 문

제가 있더라도 대중은 김어준의 편에 설 것이다. 그게 자신은 거덜날지언정 불의한 권력을 바꾸고 새로운 역

사를 만들기 위해  광고 없는(그래서 수익도 없는) 방송을 하며 대중에게 큰 즐거움과 위로를 선사한 김어준을

대하는 대중의 마음이다.  



"말의 내용보다 태도가 중요하다."고 한다. 조금 바꾸면 "내용 못지 않게 태도도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

택광 본인은 "나꼼수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대중이 나꼼수를 맹신하는 상황을 비판한다."라고 하지만 그의 말

을 듣는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중이 그렇게 느낀다면 그건 태도의 문제다. 그의 태도에는 "대

중은 무지하고 나는 무지한 대중과 다르다."는 인식이 묻어있다. 이건 진중권과 똑같다. "내용보다 태도가 중

요한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에게 진중권은 "중요한 건 내용이죠."라고 대답했다. 평소 진중권의 태도를 볼 때

당연히 이런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역시 둘은 닮았다. 그래서 이택광을 '진중권빠', '새끼 진중권'이라 부

르는 게 아닌가 싶다. '무지'한 대중을 일깨우고 '소중'한 가르침을 주는 이 땅의 '소신'파 지식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