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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Media & Culture

아이패드2 광고가 보여주는 기업철학, 그리고 애플의 힘




주식시장을 자본주의의 꽃이라 한다. 광고는 꽃이기도 하면서 예술이다. 기업은 광고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

기업 자체를 알리기도 한다. 한국 기업들의 광고에서 특별한 것을 발견하기는 힘든 일이지만 외국 광고들을

보면 놀랍고 경이로운 것들이 많다. 특히 국내시장에 들어온 애플 아이패드2의 최근 광고를 보고 감탄하는 사

람들이 많다.

 




우리는 믿습니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더 빠르고. 더 얇고. 더 가볍다는 것. 
모두 좋지만.

기술이 한 발 물러나 있을 때. 모든 게 더 즐거워지고.


비로소 놀라워지는 것이라고.


그것이 곧 진보이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바로 이런 것처럼.



원래 애플의 광고도 동일하다. 한국 방송용은 배철수가 더빙을 했을 뿐이다.(차분하고 신뢰감 주는 목소리, 나

레이터도 절묘하게 캐스팅했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많이 낯설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광고란 인기배

우나 가수 같은 유명 모델이 나와 그들의 얼굴과 이미지를 통해 또는 화려한 그래픽과 영상을 통해 어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레이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애플은 그들의 철학을 담는다. 애플의 기업철학이다.



애플을 경쟁사라고 말하는 삼성의 갤럭시탭 해외광고다. 두 개의 광고 가운데 하나는 오로지 제품이 얇다는

메시지만을 또 다른 하나는 오로지 제품이 가볍다는 메시지만을 전한다. 삼성의 기업철학은 없다. 기업철학이

없기에 못 담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없다. 오로지 제품이 가볍고 얇다는 것만이 자랑거리다.

 







애플의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는 편안하게 터틀넥에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스티브 잡스가 직접 나와

시연하며 설명한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하는 시간이다. 삼성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사장 또는 부사장이

양복을 차려입고 근엄하게 나와 기자들 앞에서 웅변을 한다. 그들에게 이 분야는 정치의 영역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짧은 치마에 탱크탑, 레이싱 걸 차림의 여성들이다. 아름다운 여성들이 삼

성의 제품을 두 손으로 들고 기자들의 카메라 앞에서 웃어 준다. 그게 그들의 방식, 한국의 방식이다.



최근 애플의 아이패드2는 새로운 나레이션이 들어간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 역시 아름다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광고는 이렇듯 단지 제품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기업의 철학을 보여준다. 전 세계 기업들의 벤치마킹 모

델, 창조적인 기업들의 워너비 모델. 이것이 애플의 힘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