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의 노원구 출마 선언 이후에 말이 참 많다. "<나는 꼼수다>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고 결국 이를 권력화했다."는 게 요지다. 지역구 세습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재미있는 건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이라는 진보매체가 김용민을 깎아내리는데 더욱 혈안이 되어있다는 사실이다. <프레시안>의 한 기사는(분명히 기사다. 칼럼이 아니었다.) 지역구 세습을 언급하며 이는 정봉주 출감 이후 정봉주가 지역구를 쉽게 돌려받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견도 보여줬다. 지역구의 특성이라는 것이 한 번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돌려받기 힘들기 때문에 돌려받기 용이한 김용민에게 그 자리를 임시로 넘겨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뉴욕타임스>에서 김어준이 말한대로 이들을 '졸'로 보기에 할 수 있는 분석이다.
<프레시안> 기사보다 더욱 재미있는 글이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의 글이다. 그의 글은 진중권의 팀 블로그 <리트머스>에 올라가기도 했다. 그는 김용민 출마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정리했다. 전체적으로 공감할 수 없지만 가장 어이 없는 첫 부분만 골라본다. '그는 준비된 재목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문장들이 핵심이다. "정치는 선거 때마다 유권자 앞에 나타나는 전문적인 꾼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선거를 준비해 온 이들이 4-5년 준비해 온 농사에 대해 평가를 받는 장이기도 하다. 그가 이번에 당선되면 1년이 채 안된 나꼼수의 인기로 밖에는 설명할 수밖에 없을텐데 정치 지망생들에게 '선거는 한 방'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정치라는 분야가 전문 분야인가. 얼마나 전문성을 요하는가. 지금까지 국회에서 일해온 사람들의 면면을 볼 때 '그들은 얼마나 준비가 된 상태로 공직을 맡았는가.'를 생각해 보면(당장 이번 선거에 나가는 사람들을 봐도 그렇다.) 손병관의 글이 그저 <나꼼수>에 대한 감정의 찌꺼기임을 쉽게 알 수 있다. 4-5년을 준비해서 선거를 치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건 현역 의원, 지구당 위원장이 자기 지역을 관리할 때 이야기이고 다수의 후보들은 선거철에 닥쳐서야 선거를 준비한다. 김용민처럼 정치권에 처음 진입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다. 기업인, 대학교수, 언론인, 법조인 등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다가 정당에 공천 신청하고 후보가 되어 지역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정치 신인들이 4-5년의 시간을 들여 선거를 준비할까?
김용민이 당선되면 오직 <나꼼수>의 인기 덕분 아니냐는 말도 그렇다. 김용민은 10년 넘게 시사평론가로 일해 온 사람이고 그렇게 사회 경력을 쌓았지만(그것만으로도 누구 못지 않은 경력이지만) 결정적으로 <나꼼수>가 지금의 그를 있게 했으니 그와 같은 해석도 가능하다. 좋다. 그런데 그렇게 <나꼼수> 덕에 국회의원이 된다고 해서 뭐가 문제인가. <나꼼수> 또한 그가 스스로의 힘으로 일군 것이고 그것으로 대중의 평가를 받는 것이다. '선거는 한 방'이라는 잘못된 인식? 손병관은 아주 유아적인 사고를 한다. 선거는 한 방'이 아니라 '인생은 한 방'이라는 가치관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게 현실이다. '인생이 한 방'인데 선거는 말할 필요가 없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어디서 뭐 하나만 터지면 역전이 가능한 게 인생이고 누구나 그걸 꿈꾼다. 언제 찬스가 오느냐. 찬스가 왔을 때 잡느냐 못 잡느냐의 차이다.
손병관이 그 아래로 써놓은 내용들 전부 <나꼼수>와 김용민에 대한 질투와 시기에 불과하다. 마지막 '비키니'에 가면 또 한번 웃음이 나온다. 손병관과 같은 이에게는 '비키니'와 같이 시비거리가 되는 소재만 인상적인 모양이다. <프레시안>도 그렇고 <오마이뉴스>나 손병관 같은 이가 이렇게 <나꼼수>나 김용민을 공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나꼼수>에 대한 대중의 환호가 한참 대단할 때 손병관 같은 기자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나꼼수>를 비판하곤 했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나꼼수>를 옹호하고 비판자들과 싸웠다. 그러면서 했던 말이 "니들이 하는 게 뭐냐."였다. 여기에는 "<나꼼수>는 목숨 걸고 싸운다."는 말도 빠지지 않았다. 그들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말이다.
언젠가 트위터에서 손병관이 한 트위터 유저와 논쟁했다. 그가 주진우의 취재력을 칭찬하고 주진우가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안들에 대해 언급하자 손병관이 그런 것들에 대한 뉴스 가치를 말하며 깎아내렸다. 이때 일부 대중은 "<나꼼수>만이 불의한 권력과 싸웠고 주진우만이 진짜 기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말했고 손병관은 그게 불편했다. 이런 논쟁들이 누적되면서 저들(오마이뉴스, 프레시안, 경향신문 등)의 심사는 불쾌하게 됐고 그에 따라 <나꼼수>를 적대적으로 대하게 됐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단순히 <나꼼수>에 영향력을 빼앗겨서 또는 그들을 질투해서라기보다 이와 같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했을거다. 여기에는 물론 감정적인 부분도 컸다고 본다.
"<나꼼수>는 목숨을 걸고 싸운다." <리트머스>에 글을 쓰는 진중권 부류의 사람들이 결코 동의하지 못하는 말이다. 누군가 손병관에게 "리트머스는 나꼼수를 팔아서 돈벌이한다."라고 비판하자 손병관이 "그런 논리라면 나꼼수는 MB를 때려서 장사를 했다."고 받았다. 손병관의 현실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형편없다. 진중권도 그렇고 저쪽 사람들은 다들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어찌 가카에 대한 <나꼼수>의 '헌정'과 <나꼼수>에 대한 <리트머스>의 감정적 공격을 동일선에 놓을 수 있을까. 그들은 <나꼼수>를 아무리 씹어도 아무 일도 당하지 않지만 <나꼼수>가 어디 그렇던가. 정봉주는 감옥에 갔고 주진우 또한 구속 직전까지 갔었다. 대중이 <나꼼수>에 열광하는 건 그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고 할 말을 하기 때문이다. 위험의 소지가 없는 내용만 기사로 만들어내는 '제도권' 언론과는 다르기 때문이다.(물론 진중권 부류에게 정봉주는 감옥 갈만한 이유가 있어 간 것이며 주진우 또한 구속될 이유가 있어 구속되는 것이다. 그들의 인식세계는 참으로 오묘하다.)
김용민이 선거에 뛰어들면서 <나는 꼼수다>는 물론 <뉴욕타임스>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별 수 있나. 적어도 한 달은 참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왕 선거에 뛰어들었으니 반드시 승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질투와 시기심에 물어뜯기 여념없는 사람들, 입만 살아있는 사람들 앞에 보란듯이 살아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용민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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