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라는 이름이 정치권과 한국 사회를 흔들고 있다. 그와 더불어 주식시장에서도 안철수연구소가 주목받
고 있다. 어느 정도 주식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요즘 안철수연구소의 차트 한 번씩은 보지 않았을까 싶다. 10
월 초에 3만원대 후반에 있던 주가는 10월 7일, 10일, 11일 상한가 두 번 포함 3일 연속 10% 넘게 상승하며 6
만원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꾸준히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드디어 지난 24일에는 상한가와 함께 10만
원을 터치했다. 매일 매일의 장에서 심하게 출렁이며 도달한 10만원이었다.
그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 특히 안철수연구소의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은 조마조마하며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
다.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하고 여론조사 결과가 당선 가능한 수치로 발표되면서 안철수연구소
의 주가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9월 2일, 5일 연속해서 상한가를 기록한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안철수 교수가
출마를 포기하고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한 다음 날인 7일 곧바로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안철수연
구소의 바람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이후에도 큰 폭으로 등락을 거듭하던 안철수연구소는 대략 9월 말, 10월 초에 랠리를 시작한다. 보름 정도 거
래일만에 10만원에 이르렀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흐름이었고 어떤 세력의 매집에 의한 주가 상승으로 보였
다. 10만원에 이른 주가는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정확하게 15% 빠지면서 8만 5천원에 마감했다. 그리고 다
음 날도 14% 넘게 하락, 박원순 변호사의 승리가 확인된 27일 장에서도 하한가로 마감했다. 종가는 61,600원
이었다. 3일만에 고점 대비 40%가 하락한 것이다.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언론에서 자극적인 기사들이 쏟아졌다. 안철수연구소의 주가 폭락을 선거와 연관
지어 작성한 기사였다. '안철수연구소의 주가 폭락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또는 '선거 결과가 안
철수연구소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대략 이런 식이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대단한 사실이나
되는 것처럼 "안철수연구소 주가 그래프는 작전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차트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
용이다. 매수 주체는 25일부터 물량을 정리하기 시작해 28일까지 작업을 마무리한 듯하다. 물론 2차 랠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그게 언제가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주포 외에는.
상황은 이렇다. 1천만주의 주식, 10만원을 터치하며 잠깐 동안 시가총액 1조원의 회사가 됐던 안철수연구소
는 며칠 사이 5천억원 대의 회사로 돌아왔다. 수천 억의 자금을 가진 세력이 안철수연구소에 들어와 장난 치
고 나간 상황이다. 이 상황을 두고 정치적 해석을 통해 의미를 부여한다거나 안철수연구소라는 회사의 펀더멘
탈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안철수 교수로 인해 심기가 불편한 정치권과 말 만들기 좋아하는 언론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저 깎아내리고 흠집내고 싶어하는 그들의 모습이 우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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