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pinion/Society

<나는 꼼수다> 김어준의 언어가 주는 카타르시스




세간의 화제는 단연 팟 캐스트 <나는 꼼수다>다. 방송의 특성상 주류 언론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지만 트위터

를 비롯한 온라인에서는 최고의 관심 콘텐츠다. 팟 캐스트이기에 많은 사람이 아이폰을 통해서 듣지만 데스크

탑으로도 들을 수 있기에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듣는지 짐작할 수도 없다. 다만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짐작할 뿐이다. 방송의 주인공 4인이 늘 강조하듯 이 인기는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팟 캐스트에

는 전 세계의 방송이 올라온다. 방송을 듣는 사람이라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은 내용이지만 <나

는 꼼수다>는 쟁쟁한 경쟁자로 가득한 팟 캐스트에서 정치부문 1위, 전체 순위로도 상위권에 올라있다. 전체

200위 안에 비 영어권 방송으로는 유일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영어를 사용하는 이가 이 방송을 들을 리가

없기에 이는 '전 세계의 유학생, 교민들이 많이 청취하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하는 자체 분석도 들을 수 있

었다. 아무튼 국내에는 그들의 상대가 없다. 그들은 BBC, CNN, 그리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싸우고 있다.   





방송을 들어보면 알 수 있지만 '언더'가 아닌 '오버'에서 <나는 꼼수다>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불가능하다.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유료 광고도 내보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광고주의 '안전'을 위해 그들은

광고를 받지 않는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문화소식을 전하는 시간에 <나는 꼼수다>를 잠깐 다루긴 했지

만 그 인기와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만 살짝 건드렸을 뿐 내용에 대해서는 뉘앙스도 풍기지 못했다. 손석희 또

한 팟 캐스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 분위기들을 보면 한국에서 팟 캐스트는 아직 소

수가 즐기는 마이너 콘텐츠임이 분명하다. 하긴 지금까지도 트위터의 생리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

팟 캐스트는 말할 필요도 없지 싶다. 



트위터에서 "아이폰을 쓰지만 팟 캐스트는 신경도 안 쓰고 살았는데 <나는 꼼수다> 때문에 팟 캐스트를 활용

하고 있다."는 글을 봤다. 내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은 말이다. 나 역시 아이폰을 쓰면서 개인적으로 아이튠즈

나 팟 캐스트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안 썼는데 <나는 꼼수다>가 워낙 난리여서 우연히 팟 캐스트에 들어가 

방송을 받아 듣게 됐다. "유레카!"라고 할까. 새로운 세계를 만난 느낌이었다. 팟 캐스트와 아이폰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김어준, 정봉주, 주진우, 김용민 4인의 조합. 이들은 누구나 알지만 방송(공

개된 장소)에서 하지 못하는 말을 시원하게 하고 있었다. 그들은 정치, 사회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엄청난 카

타르시스를,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사람들에게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사고를 제공하고 있었다.         





<나는 꼼수다>는 팟 캐스트라는 외국 플랫폼을 이용하기에 국내 규정에 따른 어떤 제재도 받지 않는다.(문제

가 된다면 오로지 허위사실 유포라든지 명예훼손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여타 방송과 다른 아주 색다른

부분이 진행자, 특히 김어준의 언어다. 내 경우엔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도 <나는 꼼수다>를 크게 켜놓는

편인데 김어준의 언어에 자주 '움찔'하곤 한다. 크게 두 가지 '씨바(씨발)'와 '좆되는 거야'다. 김어준의 말에는

거침이 없다. 지금까지 이 방송에는 고성국 정치학 박사와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이렇게 두 명의 게스트가 있

었다. 이런 사람들이 나와도 김어준은 자신의 언어를 구사한다. 호스트는 인터넷 방송, 게스트는 지상파 방송

이랄까. 그림 자체가 굉장히 언밸런스하고 양쪽에서 사용하는 언어도 따로 노는 느낌이다. 웃기는 건 그래도

조화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 안에 큰 재미가 있다. 그 한 축을 주진우가 담당한다. "훌륭한 분 모셔놓고 이 두

분(김어준, 정봉주)이 부끄럽습니다."라든지 (김어준의 '씨바'라는 말에) "안철수 원장님은 '씨바'라고 안 하시

죠."와 같은 말은 청취자를 대신해 주진우가 해 주는 말이기도 하다. "저렴한 질문이 오더라도.. (이해해 달

라.)"고 박경철에게 하는 주진우의 말은 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간격을 훌륭히 메워준다. 그리고 김어준의 그와

같은 수사를 알면서도 마주 앉아 방송을 하는 고성국, 박경철을 보며 그들 사이에서도 김어준이 얼마나 인정

받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시종 김어준에게 "김총수"라 칭하며 격을 갖췄다.  





사람의 귀는 비슷하다. 언어에 관한 부분은 나만 느끼는 게 아니다. 이번 19회 방송에서 정봉주는 한 청취자의

의견을 소개했다. 김어준의 욕이 좀 불편하다는 내용이었다. 어린 아이도 같이 듣는데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염려도 전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의견이다. 하지만 그들은 쿨하게 거절했다. 나는 그들의 거절

도 이해한다. 청취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친절하게 요구를 받아들이는 건 <나는 꼼수다>와 맞지 않는다. 누군

가 그랬다. "웃음소리만 빼면 방송이 좀 길어지겠지만 괜찮다. 웃음소리가 방송의 핵심이니까." 정확한 지적이

다. 나는  김어준의 거친 언어 또한 방송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김어준의 욕설(정봉주는 "씨바가 무슨 욕입니

까. 사전에도 안 나오는데."라고 했지만 그건 웃자고 하는 농담이고 분명 욕설은 욕설이다.)은 항상 적절한 시

기에 작렬하며 듣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나는 꼼수다>에서 다룬 수많은 소재들 가운데 '반값등록금' 편. 정봉주와 김어준은 대학이 학부모를 상대로

고리대금 사채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적나라하고 속 시원한 비판이다. 정봉주는

유럽식 후불제에 대해 설명한다. 그런데 교육부 당국자들이 후불제에 부정적이라 한다. 후불제를 하면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분에서 김어준이 발끈한다. "씹새끼들! 도덕적 해이는 지들이 해 놓고!"

다른 어떤 내용보다 대학 등록금과 관련해서 김어준은 격앙되어 말했다. 군에 가 있는 상황에서도 이자를

내야 하는 '좆 같은 현실', 교육부 고위 공무원들이 퇴직 후 사립대학으로 가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들은 학생

과 학부모 편이 아니라 대학의 편이라는 '씨발! 좆같은 현실'을 김어준은 시종 비판한다. 이건 욕이 아니다. 아

니 욕이지만 분노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언어가 없기에 김어준은 의도적으로 이와 같은 단어를 선택

한다. 우리네 범인들의 대화 가운데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점잖고 교양있는 표현만이 허용되는 제도권

방송을 통해서는 결코 들을 수 없는 '강렬한' 언어가 듣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이와 같은 김어준의 언

어가 방송의 핵심이기에 결코 이들은 방송에서 김어준의 '욕설'을 제거할 수 없다. 이들의 말대로 듣기 거북하

면 안 들으면 그만인 것이다. 그게 <딴지>와 김어준의 마인드이기도 하다.   





언젠가 정봉주는 <나는 꼼수다>의 인기를 설명하며 고위 공무원들의 말을 인용했다. 공무원들 역시 <나는 꼼

수다>를 들으며 크게 공감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그들도 할 말이 많은데 그 말들을 <나는 꼼수다>에서

들을 수 있어 너무 시원해한다는 말을 전했다. 김어준이 곧바로 대꾸했다. "지금 할 말 없는 사람들이 있겠습

니까." 그저 고개만 끄덕이게 되는 대화다. '4대강'이건 '인천공항'이건 '장자연 사건'이건 모두가 알고 있는 진

실이 있고 그 진실은 온라인 상에서 매일 같이 회자된다. 다만 지상파 방송과 거대신문, 제도권 언론만 입을

닫고 있을 뿐이다. 모두가 알고 그렇게 믿고 있는데 방송과 신문만 외면하고 모른 척하는 우스운 현실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지난 18회 방송 마지막 멘트에서 김어준은 말했다. "당신들은 조중동, 방송 3사, 검찰, 국세청, 경찰, 국정원 다

가지고 있잖아? 우리들은 골방에서 달랑 이거 하나 한다. 우리를 조지면 니네는 진짜 쪼잔한거야. 우리 뒤엔

배후도 없어. 우린 독고다이야. 우리를 건들지 말아." 그리고 19회 방송에서도 비슷한 말을 반복했다. 김어준

의 언어 감각에 놀라고 많이 웃기도 했지만 그들을 향해 어떤 시그널이 왔음을 느낄 수 있는 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18일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박경철 원장이 3년간 진행하던 KBS 라디오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오늘 저녁뉴스로 올라왔다. 역시 '훌륭한' 사람들이다.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김어준, 주진우의 말대로 그

들은 힘 없는 사람들을 조지면서도 쪽 팔리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각하의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방송한다는

그들의 목표대로 그들의 방송이 순항할 수 있을까. 당장 다음 방송을 기약할 수 없는 그들 4인을 응원한다. 숨

막히는 세상, 수많은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 준 <나는 꼼수다>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