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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Media & Culture

<빅뱅>의 새 앨범을 들으며






처음 접했던 빅뱅의 음악이 '거짓말', '하우지'였던가. 아무튼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혜성처럼 등장한 다섯 명의 소년들. 빅뱅은 오래지 않아 한국 가요계를 장악했다.

그리고 금방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여타 아이돌 그룹과 달리 빅뱅의 음악은 상당 부분 권지용이라는 리더가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아이돌 댄스 그룹은 프로듀서와 제작자, 작곡가, 기획사에 의해

키워지며 조련된다.

그들 스스로가 음악을 만들 수 없기에 그들은 '아티스트'가 될 수 없고 그냥 기획사와 작곡자가 만들어 내는

상품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일찌감치 '천재 작곡가'라는 별명은 얻은 권지용은 자신들의 곡을 스스로 만들고 있었고

나는 빅뱅의 앨범에서 작사, 작곡 G-Dragon 이라는 부분을 볼 때마다 감탄하곤 했다.




그리고 2009년 G-Dragon의 솔로앨범. '하트브레이커'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면서 권지용의 작곡 능력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었다. 최고의 히트곡들을 만들어냈고 '천재 작곡가'라는 별명이 있었기에 논란은 더욱 거셌다.

지금 찾아보니 표절로 의심받은 곡들이 꽤 많았는데 그 중 많이 알려진 곡으로 '하트브레이커'와 '버터플라이'가 있다.

'하트브레이커'는 플로 라이다의 'Right round'와 유사하고 '버터플라이'는 오아시스의 'She's electric'과 비슷했다.

워낙 이슈가 되다 보니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여러 작곡가, 가요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곡들을 분석하고 의견을 들었

다. 미국 언론에서는 한국 인기가수가 "오아시스의 곡을 '도작'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때 들었던 흥미로운 용어가 '레퍼런스'다. '참고'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될까. 

방송 인터뷰 중 누군가 그랬다. "YG는 권지용에게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앨범을 잔뜩 안겨준다."라고. 

그들의 곡을 들으며 빅뱅의 곡을 만들라는 얘기다. 그렇게 때문에 권지용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표절로 의심 받을만

한 곡이 나올수도 있다고. 물론 '창작'의 압박에 힘들던 권지용이 '의도적'으로 카피했을 가능성도 말했다.

진실이 어느 쪽이든 그건 권지용만 알고 있을 것이다.




비난은 거셌지만 대한민국, 항상 그 때뿐 아니던가. 2011년 2월 빅뱅의 신보가 나왔다. 

역시 빅뱅이었다. 'What is right', 'Hands up' 그 외 모든 곡들이 너무나 쉽게 귀에 들어왔다. 

권지용, 탑, 태양, 승리, 대성까지 한 사람 한 사람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강타는 "현재 아이돌 중에 가장 가능성 있는 팀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주저 없이

빅뱅이라 답했다. 작곡도 가능하고 멤버 각자 춤도 되고 노래도 좋고 한 사람 한 사람이 훌륭하다는 설명이었다. 

딱히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돌아온 빅뱅의 음악을 듣는 팬들은 즐겁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빅뱅의 컴백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