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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Media & Culture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와인 아는 척 노하우 1.




김어준이 진행하던 MBC 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의 폐지가 결정됐다. 뒤늦게 그의 방송을 들으면서

이 방송의 진가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 방송된 <
여름특집 아는 척 매뉴얼>, 방송의 취지는 '얄팍한 지

식이지만 어디 가서 기죽지 않고 살아남는 법'이다.



8월 5일 첫 번째 방송 주제는 와인이다. 강사로 초대된 인물은 음악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지금은 회원제 와인

바를 운영하고 있는) 강헌이다. 
왠지 모르면 무시당할 것 같고 품위가 없어보이는 와인이라는 술. 와인에 관한

지식을 20분 이내에 습득하는 시간이다. 여느 책으로 접하는 것보다 쉽고 재미있게 와인에 관한 실질적인 내

용을 접할 수 있는 유익한 방송이다. 방송에서 소개된 내용을 고스란히 정리해 본다.


 



와인이라는 술, 공부는 소용없다. 마셔봐야 안다. 아무리 위대한 와인 평론가, 소믈리에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와인을 알 수가 없다. 프랑스만 해도 5만 종의 와인이 있고 이탈리아에는 20만 종의 넘는 와인이 있다.

그리고 같은 와인이라 해도 해마다 맛이 다르다. 결국 안다고 하는 그들도 아는 척하는 것일 뿐이다.



첫 번째 팁. "이탈리아 와인만 20만 종이 넘는다. 로버트 파커도 다 모른다."

여기서 로버트 파커는 영국인으로 와인 평론가면서 세계 와인의 제왕이다. 100점 만점으로 와인을 평가하는

데 이 사람
의 평가에 따라 와인 값이 결정된다. 로버트 파커로 아는 척 하자.

 
많은 사람이 라벨 때문에 와인에 대해 좌절한다.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특별히 언어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에 스트레스 받지 말라. 라벨 안에 모든 정보가 있긴 하지만 요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중에는 와인에 관

한 정보를 찾아주는 앱이 있다. 음악평론가, 영화평론가 모두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가 지났다. 정보로 인해 스

트레스 받지 말자. 한 발 더 나가면 와인 스펙테이터(W.S.)라는 잡지가 있다. 로버트 파커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와인 평가지다. 이 잡지도 100점 만점으로 와인을 평가한다.



두 번째 팁, "파커보다는 W.S.의 평점이 내 취향에 맞아." 아는 척 할 수 있는 굉장히 강력한 한 마디다.




주문..

와인을 주문하는 일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다. 우리만 그렇지 않다. 특히 한국과 같이 더치페이가 안

되는 (주문자가 돈을 내야 하는) 나라에서는 더욱 큰 고민이다. 여기서 생각할 것은 전 세계 아무리 유서 깊은

레스토랑, 와인 샾, 전문점이라 해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와인은 수천 종 밖에 안된다는 사실이다. 그 이상일

수는 없다.(수십 만 종을 가지고 있을 리 없다.) 그리고 그 가게의 와인을 가장 잘 아는 이는 그 가게의 소믈리

에 또는 주인이다.



일단 와인 종류는 크게 4가지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첫째, 샴페인이라 불리는 스파클링, 다음으로 화이트 와

인, 그리고 레드 와인, 마지막으로 디저트 와인이 있다. 보통 우리가 4명, 5명이 가서 와인을 마신다고 할 때

(김어준 농담 "남자들끼리는 와인을 마시지 않는다. 그것은 불법에 해당한다.") 처음에는 스파클링을 마신다.

왜냐하면 와인을 마시는 건 누군가를 축하하기 위해 또는 누군가에게 흑심이 있기 때문에.(강헌의 농담) 





주문시 먼저 예산을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 사람은 체면을 중시하기에 이 부분을 어려워하지만 이건 수치가

아니다. 이렇게 하면 주문 받는 쪽에서 너무 기분이 좋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하자. "이탈리아나 스페인 스

파클링 중에 하나를 추천해 달라." 이렇게 말하면 눈치를 챈다. 이탈리아에서 만드는 스파클링은 '스푸만테',

스페인에서 만드는 스파클링은 '까바'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까바로 먼저 시작할까요?" 한 마디 정도 추가하

면 훌륭하다.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면서 완성도가 높다. 이런 와인을 주문하

면 알아서 가져다 주고 만족도도 괜찮다.



이탈리아 스푸만테나 스페인 까바는 와인 전문매장에 가도 1만원대 후반에서 3만원 선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다만 주문시 붙여야 할 말이 있다. 섹, 드미섹, 브릿이라는 당도를 표현하는 용어가 있지만 알 필요 없고 대신

"드라이한 걸로 부탁해요." 또는 "단 맛, 중간 맛으로". 이렇게 하면 주문받는 사람도 굉장히 기분이 좋고 동행

인들로부터도 인정받을 수 있다. 여기까지 전문용어는 까바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분위기를 잡을

수 있다.





4병 정도를 마신다고 볼 때 첫째는 앞서 주문한 스파클링, 다음으로는 화이트 와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이트 와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여름에는 아주 괜찮다. 또한 레드 와인과 달리 화이트 와인은 '실패'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화이트 와인이 훨씬 가격이 싸다. 물론 화이트 와인도 10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술이

있지만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와인 가운데는 가격 대비 훌륭한 와인이 많다.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여기서 세 번째 팁, 뜨거운 여름에 "여름이니까 소비뇽 블랑이 좋겠네요." 소비뇽 블랑은 화이트 와인을 만드

는 품종인데 여름에 청량감을 극대화해주는 품종이다. 이 정도 알면 세계 어느 곳에 가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다. 중요한 것은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와인 중에 비싼 와인이 결코 없다는 사실이다. 여름에 화이트 와인을

끝낼 수 있는 한 마디다.





여기까지가 '와인 아는 척 노하우 1'이다. 레드 와인은 다음 시간에..

김어준의 중간 결론.. 웃으며 로버트 파커를 언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