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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어느 주말 서울의 중심, 명동과 을지로의 풍경






지난 주말 명동, 을지로를 걸었다. 오랜만에 걸었더니 차로 다닐 때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보였다. 명동성당 쪽도 크게

공사를 하고 있었고 남대문 세무서도 으리으리한 건물에 들어가 있었다. 예전엔 작은 2층 건물이었는데 확인해 보니

벌써 3년 전에 완공된 건물이다. 도시는 정말 빠르게 얼굴을 바꾼다.




길을 내려오다 보니 작년 5월에 문을 닫은 중앙시네마가 눈에 들어왔다. 가끔 여기서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다. 중앙

시네마.. 서울극장, 단성사, 피카디리와 같은 추억의 이름이다. 90년대 후반 멀티플렉스로의 변화 속에서 3개관의 복

합상영관으로 구조를 바꾸며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려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작년 10월에는 정동

스타식스가 문을 닫았다. 변화하는 시대 속의 쓸쓸한 이름들이다.       





'개발'이란 이름은 늘 '생존권'과 충돌한다. 깨끗하게 탈바꿈하는 도시의 모습은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하지만 그 이면

에는 이런 그늘이 있다. '용역깡패, 무법천지'.. 예전 용산사태 때도 봤지만 철거 용역은 경찰의 외곽조직이다. 험한 일

시키며 뒤를 봐주는 게 당연한 일인데 밝히고 할 게 없다. "세입자 죽이고 시행사만 배불리는 도심개발"이라는 현수막.

서울 곳곳의 뉴타운은 안 그랬나. 원주민 쫓아내고 건설사, 투기꾼의 배만 불리는 사업. 도시의 중심부 역시 그렇게 개

발되고 있다.

   




그리고 을지로 방면으로 외환은행. 투기자본 론스타의 수많은 문제 뿐 아니라 하나금융의 무리한 인수 시도가 논란을

낳으면서 외환은행 사태는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곳은 인근 서점 리브로. 일요일 오후인데 너무나 한산하다. 술집과 음식점으로 가득한 도심 속에 이런 서점, 언제

없어졌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종로서적이 떠올랐다. '리브로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5월 어느 주말.. 도심 속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