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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돌아보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막을 내렸다. 올해도 다양한 영화들이 영화제에 이름을 올리며 영화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작품도 있고 곧 개봉할 작품도 있다. 주요 부문 수상 결과를 보며 몇 자 끄적여본다. 작품상.. 9개의 작품이 경쟁을 벌여 벤 에플렉의 가 수상했다. 는 골든글로브에서 먼저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의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지루하게 봐서 이러한 수상이 납득이 어려운 작품인데 는 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을 가져갔다. 어떤 평론가는 를 두고 "미국인이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았다."고도 했는데 내 경우 거의 동의하기 어려웠다. 그저 영화 자체가 지루하고 건조했을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란 언론이 의 아카데미 작품상.. 더보기
<대부>를 보며 뉴아메리칸 시네마를 추억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이 나왔을 때 세계 최대의 영화 데이터베이스 IMDB는 을 역대 3위의 영화에 올렸다. 당시 2위는 였고 1위는 이었다. 취향에 따라 동의하기 어려운 탑 3일수도 있지만 그럭저럭 이해가 되는 순위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는 영화사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작품이다. 특히 1편과 2편은 어떤 리스트에서든 탑 10안에 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다. 얼마 전 명절 특선영화로 한 채널에서 1편과 2편을 방송했다. 의 열렬한 팬으로 나 역시 집중해서 봤다. 는 볼 때마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명대사, 명장면으로 가득한 영화가 다. 1편에서는 영화 제작자의 이불 밑에서 그가 사랑하는 名馬의 머리가 나오는 장면, 영화 후반부 마이클 꼴레오네(알 파치노)가 보스들을 학살하는 장면 등이 보.. 더보기
검색어로 추측해 보는 한국인의 심리, 생각, 관심사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는 누리꾼이 어떤 경로를 통해 자신의 블로그에 찾아오는지 알 수 있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들어왔을 경우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서 자신의 블로그에 찾아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함으로 자신의 블로그에서 어떤 글이 누리꾼의 관심을 받고 자주 노출되는지 알게 된다. 블로거에게는 종종 이를 확인해 보는 일이 꽤 재미난 일이다. 예전에 '40대 여성의 성'을 다룬 영화에 관해 쓴 글이 있다. 性에 관해 언급하긴 했지만 주로 배우와 이야기, 즉 영화에 대한 글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여배우의 노출이 화제가 되면서 'OOO 노출수위'라는 검색어로 많은 유입이 있었다. 이후로도 여러 차례 영화 제목이 포털 검색어 상위에 오를 때마다 'OOO 노출수위'라는 검색어로 유입자가 있었다. .. 더보기
'이니스프리'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북한의 핵실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다. TV 뉴스는 며칠에 걸쳐 비중있게 보도했다. TV만 보고 있으면 조만간 큰일이라도 날 것 같다. 하지만 인터넷은 언제나처럼 평온했다. 특히 젊은층은 거의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핵실험이 있던 날 '핵실험'보다 '이니스프리'라는 화장품 브랜드가 검색어 상위에 올라가 '공포의 핵실험'이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기성세대는 "요즘 애들 안보에 관심이 없어서 큰일이야."라고 말한다. 50대 이상 장년층에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지금의 TV 뉴스와 그런 말을 하는 기성세대에게 영화 의 명대사로 대답하고 싶다. "Fuck yourself."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더구나 핵무기로) 사실은 조금만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이 핵 개발에 열을 올리.. 더보기
<이지 라이더> 체제에 반항해 자유를 갈망한 청춘들 빌리(데니스 호퍼)와 와이어트(피터 폰다)는 자유를 꿈꾸는 젊은이들이다. 마약을 거래해 돈을 번 이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마디그라가 벌어지는 뉴올리언즈를 향해 달려간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영화는 평범하기 그지없다.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가 빼어난 것도 아니다. 어떤 반전이 있지도 않고 재미를 느낄만한 특별한 요소도 없다. 이 영화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영화가 제작된 60년대 후반으로 가야 한다. 영화를 보면 60년대 후반 미국의 분위기에 다소 의아해진다. 69년, 아무리 60년대지만 미국이란 사회에서 장발에 선글라스와 같은 다소 튀는 모습이 기성세대에게 그토록 거부감을 주는지 생각하게 된다. 빌리와 와이어트가 배척되지 않고 어울릴수 있는 곳은 히피들의 공동체(코뮌) 뿐이다. 어디에서도 그들을 환.. 더보기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 잭 니콜슨의 명작 스탠리 큐브릭은 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감독 가운데 한 사람이다.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은 마지막 작품 이 혹평을 받으며 영화인생의마무리가 애매하게 되긴 했지만 그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최고의 감독으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의 영화 가운데 1980년 작품 이 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이 원작인 작품으로 공포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교단에서 떠난 잭(잭 니콜슨)은 콜로라도 록키에 있는 오버룩 호텔의 관리인으로 취직을 한다. 아내 웬디, 아들 대니와 함께 호텔에 머물며 한겨울 폐쇄되는 기간에 호텔을 관리하는 일이 그의 업무다. 그런데 그 호텔에는 과거 살인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이 현재의 잭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가족을 공포로 몰아넣는다는 내용이 영화의 줄기.. 더보기
'당선인', '국격', 단어로 읽는 컴플렉스의 사회 컴플렉스는 참으로 재미있다. 이전 한나라당, 지금의 새누리당으로부터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가운데 '법과 원칙'이 있다. 용산 참사나 쌍용차 사태의 피해자를 향해 한나라당, 새누리당 인사들이 자주 사용한 말이다. 사실 '법과 원칙'은 당연히 지키고 따라야 하는 가치다. 특별히 강조하고 말 것이 없다.(오히려 사회적 약자가 극단에 몰려 불가피하게 실정법을 위반했으면 약자를 위해 처벌을 면하게 해줄 정치력이 필요할 수는 있다.) 그에 대한 강박이 있는 이들만이 그것을 강조할 뿐이다. 물론 재벌이나 정치인, 고위 공직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법과 원칙'이라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소통하고 싶습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문화부 장관 시절 트위터에 남긴 트윗이다. '소통', 정말 많이 듣는 말이다. 물.. 더보기
<베를린> 한국형 첩보액션의 화려한 출발 개봉일 : 2013년 1월 30일 사실상 첩보액션이라는 장르가 없는 한국영화에서 어떤 구도로 진영을 만들어 이야기를 풀어갈지 궁금했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대략의 구도가 드러난다. 한국의 국정원, 아랍의 테러조직, 이스라엘의 모사드와 미국의 CIA, 그리고 북한이 엮이면서 이야기가 풀려나간다. 김정은으로 권력체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북한 내 권력투쟁이 영화 속에서 중요한 줄기다. 영화의 공간적 배경은 독일 베를린이지만 북한 내 암투가 주요 소재이기에 특별히 한국 관객이 몰입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권력자간의 암투, 배신, 첩보원 간의 싸움, 그리고 인간적 갈등까지 이야기의 소재와 전개는 특별할 것이 없다. 하지만 상투적인 대사들로 시간을 채우지 않고 늘어지지 않는 스피디한 전개는 관객이 조금도 지루할 틈을 .. 더보기
<테이큰>과 <호스텔> 영화가 만드는 국가의 이미지 영화 이 흥행할 당시 "배낭여행의 위험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녀가 섞여 있어도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특히 여성들만 함께 할 경우의 위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물론 영화 속에서 여성 인물이 낯선 남자에게 "친구 집이 비어 우리 둘이 있을거다."라는 넋 나간 소리를 하는 부분 등은 논외로 하고 말이다.(사실 영화의 교훈은 이런 대사에서 주는 건지도 모른다.) 여하튼 이 영화를 보면 인상에 뚜렷이 남는 나라가 있다. 바로 알바니아다. 딸을 납치당한 브라이언(리암 니슨)이 인신매매범이 손에 하고 있었다는 달과 별 문신에 관한 내용을 알려주자 전직 CIA 요원인 그의 친구가 알바니아 인신매매 조직이라는 정보를 제공한다. 영화를 보면서 줄곧 알바니아를 의식하긴 했다. 영화를 본 .. 더보기